6. 왜 제주도인가요? – 127

보리수 스님
2025-04-07

1. 섬과 육지의 시각 차이

  섬(제주도)은 사방이 바다로 막힌 곳이고, 육지에서의 섬은 사방이 바다로 탁 트였지만 고립된 공간이다. 섬은 외부와 연결 없이 홀로 존재한다. 섬에서 육지를 바라보면, 육지는 넓고 끝없이 펼쳐진 대지이다. 섬사람들은 땅이 좁기에 속이 좁지만, 육지 사람은 땅이 넓기에 속이 넓다고 한다.

 

육지에서 섬을 바라보는 것처럼 우리는 때때로 일상이나 주변 세계를 고립된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섬에서 육지를 바라보듯 때로는 더 넓은 시각에서 자신의 삶이나 존재를 돌아보기도 한다. 이 관점은 자신이 사는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와 유사하다. 개인의 위치나 처지로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세상을 해석하고 어떤 의미를 두는가로 달라진다. 


2. 제주만의 독특한 언어

  제주도에는 육지에 없는 것이 남아 있다. 육지에는 사라진 ‘옛말’ 자음과 모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제주 도민이 말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난감한 경우가 많다.

섬으로 특성상 격리되고 동떨어진 지역으로 값싸고 쉽게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이러한 역사·지리 배경 덕분에 제주도는 독자성과 자주성이 강하며,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지역 특성이 반영된 삶의 고유 언어, 즉 사투리 역시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3. 괸당 문화와 공동체 정신

  한민족 긍지 중 하나가 상부상조이다. 두레와 품앗이로 동네 사람이 일할 때, 먹을 때, 심지어 놀 때도 함께했다. 육지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제주에는 여전히 협력과 공동체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를 ‘괸당’이라 하며 제주 사람이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상호 협력으로, 제주 도민은 일상에서 이 문화로 협력과 상호 의존으로 공동체를 유지해 왔다.

제주 땅값 상승으로 인심이 옅어지고 ‘돈’이 우선시되는 세상으로 변해 괸당도 전보다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서로 돕고 의지하는 정신의 끈만은 남았으면 한다. 


4. 돌 수눌음 - 돌과 함께 살아온 삶

  제주도는 돌이 참 많다. 쓸모없는 돌은 처치 곤란하다. 그러나 제주도는 돌을 쓸모없이 버려두지 않고 삶의 부분으로 끌어들여 정신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괸당은 ‘돌무더기’를 의미하는 ‘머들’과 연결되어, 협력과 상호 의존 관계를 말하며 제주 도민의 협력과 상호 의존 관계를 형성한다. 이는 제주도 특유의 ‘돌 수눌음’과 ‘사람 수눌음’ 철학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며, 제주 도민들 간의 돕고 의지하는 생활이 녹아 있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밭담은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중요한 바람막이다. 머들을 밑돌 삼아 한 단, 두 단 쌓으면 밭담이 된다. 돌 수눌음은 홑(외)담인 밭담을 수눌어지게 붙여서 쌓지만, 강한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다. 얼키설키 붙여진 밭담 사이의 돌 트멍(틈새)으로 강한 바람이 지나가도 밭담은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버틴다. 그러함은 각각의 돌이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옆 돌과 서로 부여잡아 의지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 제주도에서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것이 돌과 돌의 ‘수눌음(품앗이)’이다. 수눌음은 생산공동체에서 행하는 관습으로 수눌음은 단순한 협업노동 이상의 정신적 의미도 지닌다. 제주도만 있는 괸당도 돌의 수눌음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5. 사람 수눌음 – 품앗이 철학

  사람 수눌음은 ‘손들을 눌다’, 눌다는 ‘쌓는다’로 척박하고 매우 거친 땅에서 힘든 밭일을 서로 거들며 돕는 두레나 품앗이의 제주 판이다. 서로 손을 붙여가며 돕는 공동체 협력 정신이다. 올챙이(석수 장인)는 버려진 돌을 옷감 뜨듯 정성껏 한 땀 한 땀 이어 붙인다.

돌을 붙이고 사람 손을 붙이는 두 가지 연결고리가 바로 괸담이다. 제주 사람의 입말로는 괸당이다. 제사를 함께하고 상을 당할 때 돕는 두레, 품앗이로 어려울 때 서로 돕는다. 마치 밭담이 바람을 막아주듯이. 척박한 제주도에서 괸당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살아간다. 


6. 머들, 괸돌, 그리고 문화의 미학

  제주도의 밭 가운데 모아놓은 ‘머들’(돌무더기)은 밭을 일구며 생긴 돌들이 모인 구조물로, 제주 사람의 땀과 고단함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머들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삶의 미학이며, 자연의 곡선을 닮은 투박한 돌담에는 제주 사람들의 철학과 정서가 담겨 있다.

 

제주 사람은 밭담을 쌓는 것을 밭 돌담을 ‘붙인다’로 표현한다. 제주 도민은 서로 도와가며 공동체의 일원 역할을 하며 지낸다. 이러한 삶 방식은 제주 특유의 문화와 전통에서 비롯된 중요한 가치로 지역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한다. 


7. 괸당 정신의 오늘과 내일

  오늘날 도시화와 외지인의 유입으로 예전만큼 괸당 문화가 강하지 않지만, 여전히 괸당은 제주 사회생활 속에서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음식점을 선택할 때나 일손이 필요할 때도 괸당 관계를 우선시하며 상대가 부족하더라도 서로 돕고자 하는 관습이 남아 있다. 이는 제주 주민의 응집력을 모으는 순기능과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역기능이기도 하다. 괸당도 같은 괸당이라면 도와주고 밀어주지만, 다른 괸당은 얼굴도 보지 않고자 한다.

 

제주의 현무암 자갈밭 머들(돌무더기)은 제주 사람의 고단한 삶과 역사 흔적을 담고 있다. 머들에 모인 돌들은 울타리 경계석으로 사용되며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곡선 돌담으로 남아 있다.  

제주를 지키는 돌담처럼 ‘옛말’과 ‘괸당 정신’ 역시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야, 미풍과 고유를 잃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제주도가 한국에서 쉼터뿐 아니라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머들(돌무더기)과 밭담, 그리고 돌 트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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