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나무와 나이테 – 116

보리수 스님
2025-01-20

나이테를 보거나 대나무를 볼 때, 같은 모양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어찌 이것들뿐이겠습니까? 무수한 나무의 단면만으로 벽면을 장식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발 물러나서 보면 비슷해 보이는 나이테들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본 단면의 나이테는 모두 달랐습니다. 이는 마치 지문처럼 각기 고유한 개별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형상은 비슷해 보일지언정, 완전히 동일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양들은 모두 다릅니다. 비슷할지라도 똑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3%, 1%, 0.1%의 유사성도 없습니다. 우리는 비슷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모든 것이 전부 다르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합니다.

 

이 사실은 수행으로 더욱 분명히 확인됩니다.

발 움직임을 주시하는 수행에서는, 변화가 없는 대상에 마음을 두니 자연히 생각으로 쉽게 달려갑니다. 좌선에서는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일차 대상인 호흡을 주시하라고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혼미한 상태에 빠집니다. 자연스러운 호흡이면 혼미한 상태로 빠지는 시간은 더 짧아집니다. 이처럼 반복적이고 동일해 보이는 대상에 마음을 두면 재미없다고 합니다. “재미없다”는 노력이 부족할 때 일어납니다. 대다수는 게으름으로 “힘들다”라고 합니다.

 

대나무와 나이테의 단면이 모두 다르듯, 이 세상에 똑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마저도 완전히 같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책이나 타인의 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과 마음에서 직접 확인하여 안다면 큰 이익을 얻습니다.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맑아져, 세상과 다투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똑같은 것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없다고 생각되기에 외로움, 고독, 쓸쓸함에 용인(容認)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애씁니다. 인정, 우월, 칭찬, 명예 등을 어른이 되어서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높아지던가요?

 

자신이 진정 높아지려면 “똑같음”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는 집중(사마디)입니다. 집중 상태는 종교, 인종, 나이, 학력, 성별, 재산과 상관없이 누구건 이룰 수 있는 상태입니다. 집중 상태에 이르면 오직 고요함과 행복, 평정심만 있으며, 무엇을 하고 싶거나 후회, 기대, 권력, 지위 같은 것은 안 일어납니다. 집중이 아닌 산란한 상태서는 세상의 불만, 힘듦, 상실 등이 일어납니다. 집중력이 약하면 대상은 비슷하게 인식됩니다. 집중력이 좋아지면 대상들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집중이 깊어지면(선정, 삼매) 단지 집중만 있고 다른 것은 없다는 것을 집중의 힘으로 압니다.

 

두 번째는 지혜(빤냐)입니다. 지혜는 오온이 세 가지 특성(아닛짜: 무상, 둑카: 괴로움, 아낫따: 무아)으로만 드러날 뿐, ‘나’와 ‘자아’라는 잘못된 견해에서 비롯된 집착이 사라집니다. 물질적 소유, 명예, 권력, 영혼, 넋, 혼백 등에 대한 집착도 함께 소멸합니다. 집중은 틈을 막는 힘 때문에 다른 번뇌가 들어오지 못해 좋습니다. 그러나 집중이 틈 없이 이어지지 못하기에 틈이 금 가게 되고 결국 깨지게 됩니다. 반면, 지혜는 작은 틈도 생기지 않습니다. 자아, 영혼이라는 잘못된 견해가 들어올 틈이 없고 오온을 그대로 원인과 결과, 일어남과 사라짐, 공통적 특성으로만 꿰뚫어 드러내 보일 뿐입니다.

 

세 번째는 열반(닙바나)입니다. 이 상태는 초세속적인 상태로, 표현의 한계가 있어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비유로 한다면 우리는 수많은 줄에 묶여 있습니다. 이 줄을 당기면 남편의 역할을, 이 줄을 당기면 제자 역할을, 이 줄을 당기면 선생님 역할로 수많은 줄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열반은 이 모든 줄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줄이 없기에 어떤 역할을 강요받을 수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원인이 사라졌기에 결과도 없습니다.

 

이 세 가지는 비슷하거나 따로따로이지 않고 똑같습니다.

이 세 가지에는 특정 종교의 틀이 없습니다. 이 세 가지가 있는 종교가 어쩌면 참된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에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질투, 인색, 슬픔, 우울, 스트레스가 자리할 여지가 없습니다.

이 세 가지는 수직적 사고에서 수평적 사고로 전환됩니다. 수평적 사고가 아니면 서로 시기, 미움, 질투, 업신여김이 일어납니다.


이외는 비슷하거나 같다고 잘못 여기기에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유로움과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법(담마, 法), 실재(빠라맛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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