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어려움
건축하기 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집을 지으면 머리가 센다.”, “3년은 늙는다.”입니다. 심지어 “재판 중이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특히 타지인이 제주도에서 집을 지을 때는 이런 말이 더욱 강조됩니다. 그만큼 집 짓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이 말을 떠올리며 오늘 아침 거울을 자세히 보니, 웬걸, 세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아직 건물이 완성되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이미 건물 형태가 드러났는데도 머리가 세지 않았다면, 대체 그동안 뭘 한 걸까? 돌아보니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기”하지 않았나 합니다. 신흥목재 강상우 사장님(보리수 선원 이사님) 머리가 대신 센 것 같아 수고와 마음 씀에 고마울 뿐입니다.
외부 공사 진행 과정
건축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 수행홀 부지 평탄화 작업
2. 잡석 깔기
3. 중장비(롤러)로 지반 및 지층 다지기
4. 버림 콘크리트 타설
5. 비닐 깔기
6. 거푸집 설치와 철근 배치
7. 기초 콘크리트 작업
8. H빔 설치
9. 지붕 공사
10. 벽체와 창문틀 설치
이 과정은 마치 호흡 주시함과 유사합니다. 각 단계 중 하나 과정이 완전히 마무리되어야 비로소 새로운 과정이 진행됩니다. 건축 과정은 시간이 걸려야 알 수 있지만, 호흡은 짧은 시간에 일련의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본질로는 동일한 원리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수행 공간의 설계
현재 집중수행처 공간은 150~180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하지만 경행(걷기 수행)을 하면 30~40명 공간밖에 안 됩니다. 보리수 선원은 좌선보다 경행을, 경행보다 일상생활의 움직임을 더 중시합니다. 초보 수행자들은 앉는 것보다 경행으로 더 많은 현상을 경험하며, 일상생활의 다양한 움직임에서 불선업은 적고 집중으로 향하는 많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바닥 공사의 고민과 결정
수행홀 바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관해 여러 방법을 알고 있고 외관 공사를 맡으신 이호진 사장님의 구상을 들었습니다. 바닥 재료에 따라 보일러 설치도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신흥목재 강상우 이사님은 체리 나무를 이용해 한국 법당의 쪽마루 형식으로 바닥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적극 주셨습니다. 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법당일수록 나무 사이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고,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잘 시공된 곳을 직접 본 후에 “이 정도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체리 나무 가격과 공사 기간이 염려되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스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결정을 망설일 때마다 이 말이 따라왔고, 결국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진행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바닥 공사
바닥 공사는 강상우 이사님의 경험과 좋은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 콘크리트 위에 각관을 보통 50mm로 하는데, 선원을 향하는 그 마음 때문에 100mm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120mm 합판을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두 장을 깔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300mm짜리 체리 나무로 끝 무리했습니다. 더하여, 흔들리지 않도록 나무에 요철을 내어 맞물리고, 한 장씩 접착제와 못으로 고정하여 부드러우면서 튼튼한 바닥을 완성했습니다.
목수와의 대화
바닥 작업을 하던 목수는 무릎을 꿇고 작업하기에 연신 고통스러운 소리를 간헐적으로 냈습니다.
- 체리 나무로 바닥을 하면 튼튼하고 좋은가요?
“쪽으로 마루 작업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 왜요?
“요즘은 대부분 강화 마루를 사용합니다. 체리 나무는 값이 비싸고, 쪽으로 한 마루는 작은 나뭇조각을 하나씩 맞춰야 하기에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50년 동안 쪽마루 작업은 두 번밖에 안 해봤습니다.”
- 그러면 쪽마루는 주로 누가 하는지요?
“고택에서 주로 하지만, 요즘은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목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마루는 합판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경기장과 같은 두 장이나 하여 아무리 뛰어도 소리가 나지 않을 만큼 튼튼합니다.”
- 오랜 세월 나무를 다루면서 무엇을 터득하셨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같은 소나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겉 부분과 속이 다르고, 정말 모르겠습니다.”
- 소크라테스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요. 쇠를 다루는 것보다 나무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나요?
“똑같습니다. 상대 것이 쉬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수와의 대화로 쪽마루 작업의 희소성과 어려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행과 건축의 공통점
모든 이치는 공통입니다. 수학에서는 합집합이 그러하며,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세 번째 지혜인 ‘공통적 특성(일반적 특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몸과 마음이 찰나도 지속하지 않고(아닛짜), 지속하지 않음은 괴로움과 불만족(둑카)이며, 자기 뜻대로 따르지 않는 이 괴로운 몸과 마음에는 ‘나’,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아낫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통적 특성의 또 다른 말은 ‘진리’, ‘법’, ‘실재’라고 합니다. 위빠사나 수행으로 자기 몸과 마음에서 이러한 특성의 앎이 생겨나면, 세상의 모든 공통점과 세상 이치를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건축 과정과 수행은 모두 단계적이며, 각 단계를 충실히 완성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인내와 정진력, 주의 깊은 관찰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푸른색 벽면은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100mm 각관, 240mm 합판, 마지막 300mm 체리 나무로 바닥 마무리

쪽마루 작업
건축의 어려움
건축하기 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집을 지으면 머리가 센다.”, “3년은 늙는다.”입니다. 심지어 “재판 중이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특히 타지인이 제주도에서 집을 지을 때는 이런 말이 더욱 강조됩니다. 그만큼 집 짓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이 말을 떠올리며 오늘 아침 거울을 자세히 보니, 웬걸, 세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아직 건물이 완성되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이미 건물 형태가 드러났는데도 머리가 세지 않았다면, 대체 그동안 뭘 한 걸까? 돌아보니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기”하지 않았나 합니다. 신흥목재 강상우 사장님(보리수 선원 이사님) 머리가 대신 센 것 같아 수고와 마음 씀에 고마울 뿐입니다.
외부 공사 진행 과정
건축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 수행홀 부지 평탄화 작업
2. 잡석 깔기
3. 중장비(롤러)로 지반 및 지층 다지기
4. 버림 콘크리트 타설
5. 비닐 깔기
6. 거푸집 설치와 철근 배치
7. 기초 콘크리트 작업
8. H빔 설치
9. 지붕 공사
10. 벽체와 창문틀 설치
이 과정은 마치 호흡 주시함과 유사합니다. 각 단계 중 하나 과정이 완전히 마무리되어야 비로소 새로운 과정이 진행됩니다. 건축 과정은 시간이 걸려야 알 수 있지만, 호흡은 짧은 시간에 일련의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본질로는 동일한 원리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수행 공간의 설계
현재 집중수행처 공간은 150~180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하지만 경행(걷기 수행)을 하면 30~40명 공간밖에 안 됩니다. 보리수 선원은 좌선보다 경행을, 경행보다 일상생활의 움직임을 더 중시합니다. 초보 수행자들은 앉는 것보다 경행으로 더 많은 현상을 경험하며, 일상생활의 다양한 움직임에서 불선업은 적고 집중으로 향하는 많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바닥 공사의 고민과 결정
수행홀 바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관해 여러 방법을 알고 있고 외관 공사를 맡으신 이호진 사장님의 구상을 들었습니다. 바닥 재료에 따라 보일러 설치도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신흥목재 강상우 이사님은 체리 나무를 이용해 한국 법당의 쪽마루 형식으로 바닥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적극 주셨습니다. 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법당일수록 나무 사이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고,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잘 시공된 곳을 직접 본 후에 “이 정도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체리 나무 가격과 공사 기간이 염려되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스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결정을 망설일 때마다 이 말이 따라왔고, 결국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진행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바닥 공사
바닥 공사는 강상우 이사님의 경험과 좋은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 콘크리트 위에 각관을 보통 50mm로 하는데, 선원을 향하는 그 마음 때문에 100mm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120mm 합판을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두 장을 깔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300mm짜리 체리 나무로 끝 무리했습니다. 더하여, 흔들리지 않도록 나무에 요철을 내어 맞물리고, 한 장씩 접착제와 못으로 고정하여 부드러우면서 튼튼한 바닥을 완성했습니다.
목수와의 대화
바닥 작업을 하던 목수는 무릎을 꿇고 작업하기에 연신 고통스러운 소리를 간헐적으로 냈습니다.
- 체리 나무로 바닥을 하면 튼튼하고 좋은가요?
“쪽으로 마루 작업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 왜요?
“요즘은 대부분 강화 마루를 사용합니다. 체리 나무는 값이 비싸고, 쪽으로 한 마루는 작은 나뭇조각을 하나씩 맞춰야 하기에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50년 동안 쪽마루 작업은 두 번밖에 안 해봤습니다.”
- 그러면 쪽마루는 주로 누가 하는지요?
“고택에서 주로 하지만, 요즘은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목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마루는 합판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경기장과 같은 두 장이나 하여 아무리 뛰어도 소리가 나지 않을 만큼 튼튼합니다.”
- 오랜 세월 나무를 다루면서 무엇을 터득하셨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같은 소나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겉 부분과 속이 다르고, 정말 모르겠습니다.”
- 소크라테스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요. 쇠를 다루는 것보다 나무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나요?
“똑같습니다. 상대 것이 쉬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수와의 대화로 쪽마루 작업의 희소성과 어려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행과 건축의 공통점
모든 이치는 공통입니다. 수학에서는 합집합이 그러하며,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세 번째 지혜인 ‘공통적 특성(일반적 특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몸과 마음이 찰나도 지속하지 않고(아닛짜), 지속하지 않음은 괴로움과 불만족(둑카)이며, 자기 뜻대로 따르지 않는 이 괴로운 몸과 마음에는 ‘나’,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아낫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통적 특성의 또 다른 말은 ‘진리’, ‘법’, ‘실재’라고 합니다. 위빠사나 수행으로 자기 몸과 마음에서 이러한 특성의 앎이 생겨나면, 세상의 모든 공통점과 세상 이치를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건축 과정과 수행은 모두 단계적이며, 각 단계를 충실히 완성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인내와 정진력, 주의 깊은 관찰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푸른색 벽면은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100mm 각관, 240mm 합판, 마지막 300mm 체리 나무로 바닥 마무리
쪽마루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