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불교 이전의 업과 불교의 업 – 103

보리수 스님

2024-10-21

두 가지 업

☞ 업은 붓다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윤회와 마찬가지로 업도 불교 이전인 힌두교에서 발생한 사상입니다. 붓다께서는 다른 원리라고 배척하지 않았습니다. 이전부터 있었던 업의 선하고 불선한 행위와 그 결과에 관한 외도의 불충분한 가르침이지만 옳은 말이고 잘못된 견해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당시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수용하면서 완전한 윤회, 업에 대해서 바르게 알려 주셨습니다.

우선 불교 이전의, 불교 밖의 업은 완전히 업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업은 극복할 수 없고, 끊임없이 업의 힘 아래인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기에 오히려 업에서 도움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자연히 극복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좋은 곳에 윤회하기 위해 재산을 쌓듯이 업을 쌓아가고 그만큼 의존했으며 뛰어넘을 수 없는 원리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업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는 원리로 봅니다. 신이나 절대자에게 자기 자신을 맡길 필요도 없고 불선업이 갠지스강물로 정화할 수 없다고 보기에 삿된 견해로 불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팔정도, 10가지 바라밀, 연기는 업에 대한 욕망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불선업에서 선업으로, 하지만 선업도 결과를 일어나기에 업을 소멸할 수 있는 어떠한 결과도 일으키지 않는 업(위빠사나 수행)으로 이끕니다.

불교 밖의 업은 선업과 불선업만 있고, 업의 소멸에 관한 가르침은 없습니다. 오직 붓다만이 소멸을 가르쳤을 때 비로소 업의 완전한 가르침이 완성되었습니다. 선한 행위는 그 결과로 선(유익함)이 저절로 일어나고 불선한 행위는 그 결과로 불선(해로운)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어느 때를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업은 삶에서 행한 행위로 일어나며 그 결과 또한 지금 일어납니다. 내일, 다음 생까지 기다리며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대부분 사람은 나중에 일어날 결과를 지금 기대하면서 살아갑니다.

행위를 일으키는 의도하는 마음이 업입니다. 잇달아 일어난 마음이 업의 결과(인과응보)입니다. 업의 결과를 받는 것은 스스로 알 수 있습니다. 결과가 만족한가? 불만족인가에 따라서 우리는 좋은 것 나쁜 것으로 규정합니다. 선업도 결과를 이끌기에 궁극의 목적으로는 선업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떠한 결과도 일어나면 그 자체가 윤회(괴로움)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업을 소멸로 이끄는 업만 보면서 가야 합니다. 모든 이가 번뇌로 한 행위가 업(불선업)입니다. 그러나 번뇌 없는 아라한이 행한 행위는 업이 아니고 단지 작용(끼리야)과 작용의 결과인 반작용(빠띠끼리야)만 있습니다.

업은 반드시 결과를 끌어냅니다. 이 결과를 업보(위빠카, 인과응보)라고 합니다. 이 결과는 법칙으로 인종, 나이, 직업, 상관없이 정확하게 일어납니다.

우리는 업을 일으키는 행위의 원인인 의지가 있습니다. 선한 의지는 선한 행위를 일으키고 불선한 의지는 불선한 행위를 일으킵니다.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도덕을 중요시하는 것은 상대에서 피해 주지 않고자 함이며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자 함입니다. 이처럼 업은 사물의 존재 방식을 따르고 있기에 과학의 요건과도 부합하고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