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업과 의도의 관계 – 104

의도하는 마음(cetana)

☞ 어떤 행동이나 선택에는 반드시 그 전에 의도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의도하는 마음”과 “업”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업”은 행동의 결과나 영향을 낳고, 의도는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업은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의도하는 마음이 행동을 일으키고, 그 행동이 업을 발생시키며, 이 과정에서 의도를 알고 한 것인지 모르고 한 것인지에 상관없이 결국 그것이 자신의 업으로 이어지며 의도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예를 들어, “좋은 의도”는 선업을 만들어 즐거움, 평온, 차분함, 집중 등을 가져오며, “나쁜 의도”는 불선업을 만들어 혼침, 산란, 성냄, 자만, 질투, 후회, 자책 등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마음가짐은 결국 자기 삶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선한 의도는 선한 행동을 유도해 좋은 결과를 낳고, 불선한 의도는 불선한 행동을 유도해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의도와 업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의도가 업을 만들어내고, 그 업이 다시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면 더 신중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찰나의 빠른 행동일지라도 반드시 의도가 있어야 몸이 움직입니다. 의도가 없으면 몸은 돌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치 의도가 몸을 노리개(도구) 다루듯 합니다. “몸이 스스로 움직인다.”거나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몸과 마음은 일치한다.”, “몸과 마음은 따로이다.”, “육체 이탈”이라는 생각은 몸과 마음의 관계와 특성을 알지 못해 생기는 것입니다.

70~120명이 약 17개 분야로 나뉘어 연주하는 관현악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소리를 내거나, 때로는 개인이 소리를 내는 것은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른 것입니다. 지휘자가 없으면 소리를 낼 수 없듯이, 몸 또한 뛰거나 눈꺼풀을 깜빡이는 것도 스스로 움직이거나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의도에 따라 움직입니다.

상권이 좋은 곳에 크기와 구조가 좋은 가게라도 반드시 상점의 수입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위치에 있든, 건물 상태가 어떻든 간에 그 상점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운영하는지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듯, 몸이 건장하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몸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주시했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번뇌로 가느냐, 지혜로 가느냐가 결정됩니다.

여기서 어떠한 마음이란 의도를 말합니다. 의도는 어떻게(무엇을) 일으켜 행동으로 옮기려는 충동의 성질을 지니며, 의도가 생기면 반드시 행동이 수반됩니다. 이때 의도의 성질을 알아야 합니다. 호흡도 의도에 의해 들어오고 나갑니다. 반복하여 의도는 업이기에 반드시 결과를 동반합니다. 예를 들어, 몸이 공기를 필요로 하면 호흡하게 되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이에 따른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은 볏짚단이 서로에게 기대어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