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불환거사

수행 상담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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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에 관해서 궁금하기는 하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 지를 모르는 초보자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그리고 사는 것도 의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건 그저 우주의 존재 방식, 혹은 자연의 일상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나>의 존재를 아무런 의미 없는 것으로, 자연의 일상으로

받아들여도 좋은 것일까,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어요.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지요.

그래서 제가 궁금한 것은

이러한 우주의 존재 방식, 자연의 일상 속에 있는

<나>의 실상이란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결국은 이렇게 철저한 무의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알기 위하여 어떤 수행을 하면 좋을까요?

지금은 <아나파나사티 16단계>의 처음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경에서 하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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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스님2021-11-25 10:31

두 가지의 '나'와 존재의 의미

‘나’라는 존재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회면으로서 ‘나’는 누구의 아들, 아버지 등입니다. 다른 하나인 ‘나’는 물질적 과정과 정신적 과정의 상관관계뿐인 실재로서의 ‘나’입니다.

사회적인 ‘나’는 의식주 약을 얻기 위해 앞만 보면서 부단히 뜁니다. 통과의례에 따라 아내를 만나고 자식을 낳고 하나의 가정이란 작은 구성을 이루어 살며. 이 가정을 꾸려가는데, 젊음, 열정, 노력, 시간을 바쳐 가족을 지켜나갔던 ‘나’가 있습니다. 이 안에서 희로애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았을 때, 기억되는 날들이 없다는 것을 알고, 왜 그렇지,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지만 알지 못하고 단지 무상하다고 통념적으로 지내는 ‘나’가 있습니다.

질문의 내용이 사유구나, 숙고구나, 의문, 생각이 일어나는구나, 이런 정신적인 것은 물질이라는 몸이 있어야 한다. 몸이 없으면 정신적(느낌, 지각, 의도, 마음)인 것은 절대 혼자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다. 영혼, 자아, 육체 이탈, 중음신 등은 몸과 마음의 관계를 모르는 잘못된 견해이다. 어떤 것이건 숙명, 운명, 신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의해 일어나며 일어난 것은 찰나에 사라진다. 정신적인 것(의도)이 있어야 몸이란 물질이 걷고, 앉고, 서고, 눕는 것을 개념으로 ‘나(몸)’라고 하며. 이같이 몸과 마음의 실재를 ‘나’라고 합니다. 이 실재를 다른 말로 진리, 법이라고도 합니다.

같은 시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그 가치와 결과는 다릅니다. 좋고 만족의 결과를 얻는 사람은 뒤는 10%, 앞은 15%, 나머지는 현재에만 사용합니다. 더하여 자신에게만 신경 쓰고 상대나 바깥에는 생각이 벗어나지 않고자 합니다.

매듭을 맬 때가 있습니다. 바느질에서 다섯 땀, 여섯 땀에서 매듭을 짓는 사람과 오십 땀에서 매듭짓는 사람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성급함과 게으름으로 멀리, 여유를 갖질 못합니다.

남은 생 어떻게 보내나? 했던 일 중 좋았던 것을 다시 반추하여 반복으로 그때와 지금을 확인하는 시간과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여행 등은 반추의 시간이며 수행은 못 했던 것을 해보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입니다.

원해서 태어났건, 원하지 않아 태어났건, 이미 사는 곳에서 마음이 벗어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합니다. 남은 시간이 가치 있으려면, 사회적인 ‘나’와 실재적인 ‘나’의 균형을 갖는 것입니다. 더 가치를 높이려면 실재적인 ‘나’를 아는 시간을 전보다 더 많이 가져 ‘나’를 분명히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책이나 사람들의 말로서 아는 것이 아니라 ‘나’, ‘자아’라는 껍데기를 뚫고 나가 실재인 몸-마음을 그대로 아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위빠사나라고 합니다.

책으로 이해하여 수행하는 것은 어려움과 매우 긴 시간을 요구합니다. 대다수 책은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고 자신의 수준보다 매우 높습니다. 자신의 수준과 자신을 위해 쓰인 책은 개념으로 ‘나’, ‘자신’이라는 실재로는 현재의 몸-마음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는 시간에 자신이란 몸-마음에 관심과 호기심으로 지켜볼 때 그 이익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나’란 존재의 의미를 알려면 먹을 때처럼 하시면 됩니다. 먹을 때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다양한 맛을 알 수 있습니다. 설렁, 대충 씹거나 다른 행위나 목적 없는 생각에 빠지면 맛을 모릅니다. 왜? 맛을 알려면 마음을 온전히 다 주어야 맛도 자신을 완전히 보여줍니다. 수행도 이 방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아나빠나사띠 16단계에서 첫 단계만 숙달할 때까지 하십시오. 그러면 그 힘으로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우선 자연스러운 호흡을 편하게 따라가십시오. 따라가는 것을 놓치면 태연하게 시침 떼고 다시 호흡으로 와서 따라가십시오. 벗어나고 놓치는 횟수가 줄어들면 이제는 호흡의 움직임이 시작할 때 마음이 바로 붙어 호흡의 끝까지 밀착될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따라가지 않고 지켜보게 되며 호흡이 분명해지게 됩니다. 호흡이 분명해진다는 것은 실은 마음이 분명해진 것입니다. 우선은 산란한 마음이 거칠어지지 않고자 하십시오.

더 자세하고 자신에게 맞는 가르침은 사시는 가까운 곳에서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하길 권합니다. 찾기 어려우면 코비드-19 상황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동참하여 바른 길로 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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