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현대인들처럼 저도 직장을 갖고 바쁘게 살아가지만 나름 시간 내어 수년째 집중수행에 참여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깨달음과 유익이 생겼습니다.
비록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일상생활에서도 사띠를 지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집안 정리를 하지 않는 저를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기존처럼 바쁜 일상 때문이겠거니 하고 이해했는데 막상 휴가를 받았을 때조차 정리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침체와 우울한 기분을 많이 느낍니다. 집에서 관하여보니 그 원인이 외로움으로 인한 무기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면서 그런 생활에 적응되기도 하고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일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또 그 고요 속에서 수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로 사람들과 때론 즐거운 시간을 갖고 집에 돌아오면 마주하는 고요가 마치 무덤 속 같이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티브를 보거나 술 마시거나 등으로 잊었는데 수행의 습관이 들어서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집안에 같이 살 사람을 들인다는 생각은 그로 인한 막대한 감정적 엮임을 생각할 때 해결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혼자 있으면 충분히 수행에 집중하거나 경전을 읽을 줄 알았는데 무기력에 빠지는 시간이 늘어나 귀중한 세월을 흘려보내 너무 안타깝습니다.
숲속에서 홀로 수행하는 수행자들은 저보다 더 외롭고 힘든 여건임을 생각하면 제 마음이 한없이 나약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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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스님2019-08-31 02:30
바깥에서 찾지 말며, 틈새가 넓지 않고자 하십시오.
외로움, 고독, 쓸쓸함은 살아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원초적 성품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건 가진 주머니입니다. 누가 옆에 붙어 있어도 함께 있어도 일어나고, 옆과 주위에 없어도 일어납니다. 옆에 누가 있다면 상대와의 관계 때문에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다가 혼자 있게 될 때, 직면하여 더 잘 보이기에 강하게 인식될 뿐 숨 쉬고 있다면 숨처럼 함께 있습니다.
게을러 활력과 즐거움이 없으면 그 자리에 무기력이 자리합니다. 의욕이 없어 피로감에서 일어난 무기력인지, 아니면 몸이 약해 일어난 무기력인지 여하튼 정신과 육체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재미없거나 원하는 것이 없을 때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갇히거나 틀에 맞추게 될 때 추구한 만큼 결과가 따르지 않을 때 책임을 회피하게 될 때 늪에 빠지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듯, 타성에 젖으면 변화를 싫어하고 스스로 자신을 틀에 가둘 때 일어납니다.
때로는 이것을 즐기고 때로는 이것과 싸우거나 회피하고 바쁘면 잊는 것 중 하나이지요. 이것과 직면하지 않고자 마음을 다른 곳인 TV, 음악, 책, 게임 등으로 시선을 돌리지만, 그때뿐 다시 만나게 되는데, 수행은 그런 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직면하여 원인에서 해결해 주기에 가장 바람직한 해결이 됩니다.
우선 초등학생 때 하루 일과표를 자신에게 맞게 정한 후, 그대로 실천했듯이 어른이 되어서도 규칙적인 생활은 불필요한 시간과 행위를 단절하고 마음을 바깥으로 멀리 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중 우선은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이어야 하고 다음은 먹는 시간이 규칙적이어야 합니다. 두 가지가 버팀목이 되어 스스로 정한 대로 움직이면 다른 것들도 그에 따르기에 활력과 안정된 생활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목표를 지금보다 더 높게 설계하고,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수행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 갖는 것도 큰 도움 됩니다. 규칙적이란 안정되고, 완전함을 지향합니다.
몸이 건강해지려면 우선 골고루 먹고, 알맞게 먹고, 규칙적으로 먹듯이 이 세 가지를 정신에도 그대로 적용해 보십시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반드시 움직여 주어야 합니다. 몸의 움직임은 운동이고 정신적 움직임은 지금처럼 수행입니다. 결과로 반드시 무기력, 외로움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그러자면, 우선 수행에서 틈이 없어야 합니다. 내일과 어제가 틈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 생각, 감정이 틈 사이를 헤집고 들어와서도 안 됩니다. 상대, 하고 싶은 일,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등이 틈으로 들어와 자기를 대신하여 움직이게 놔두어도 안 됩니다.
틈이 없거나 좁히려면 우선 베풂과 지계를 날마다 실천하고 꾸준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매 끼니 먹는 것이 당연하듯이 정신적으로도 당연히 영양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더 틈새를 좁히려면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혼자 걸으면 희미한 발자국만 남기지만 여럿이 걸으면 오솔길이 만들어지고, 많은 이가 걸으면 큰길이 생기듯이 꾸준히 수행한 후, 집중 수행은 대로 같은 법을 만나게 해 줄 것입니다. 이때 틈이 좁아져 마음이 청정해진 것을 법(집중, 지혜) 스스로가 알게 해줄 것입니다.
스님께 질문 올립니다.
다른 현대인들처럼 저도 직장을 갖고 바쁘게 살아가지만 나름 시간 내어 수년째 집중수행에 참여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깨달음과 유익이 생겼습니다.
비록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일상생활에서도 사띠를 지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집안 정리를 하지 않는 저를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기존처럼 바쁜 일상 때문이겠거니 하고 이해했는데 막상 휴가를 받았을 때조차 정리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침체와 우울한 기분을 많이 느낍니다. 집에서 관하여보니 그 원인이 외로움으로 인한 무기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면서 그런 생활에 적응되기도 하고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일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또 그 고요 속에서 수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로 사람들과 때론 즐거운 시간을 갖고 집에 돌아오면 마주하는 고요가 마치 무덤 속 같이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티브를 보거나 술 마시거나 등으로 잊었는데 수행의 습관이 들어서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집안에 같이 살 사람을 들인다는 생각은 그로 인한 막대한 감정적 엮임을 생각할 때 해결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혼자 있으면 충분히 수행에 집중하거나 경전을 읽을 줄 알았는데 무기력에 빠지는 시간이 늘어나 귀중한 세월을 흘려보내 너무 안타깝습니다.
숲속에서 홀로 수행하는 수행자들은 저보다 더 외롭고 힘든 여건임을 생각하면 제 마음이 한없이 나약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