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무소의 뿔》에 스님 법문 중 가성비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적이 있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내가 쏟은 노력에 비해 분명한 효용이 있어야 수행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효용은 단순히 앉아 있는 시간의 증가가 아니라, 일상에서 마음이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1박 2일 집중 수행 전후 달라진 점
수행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1박 2일 집중 수행 전후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마치 맑은 물을 바라보는 것 같은 또렷함, 그리고 은근히 기분 좋은 차분함이 생겼다고 할까?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다.
내 경험으로는 매일 한 시간씩 수행하더라도 그 효과가 집에 돌아온 뒤 일주일 정도는 이어지는 것 같다.
제주 집중 수행 전후 달라진 점
에피소드 1
제주 집중 수행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상공에서 이상 기류를 만났는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띵, 띵, 띵.
안전띠를 다시 착용하라는 안내음이 울렸다.
생각보다 꽤 많이 흔들렸다.
여기저기서 여성 승객들의 비명도 들렸다.
제주 집중 수행 전이었다면 나 역시 심장이 쿵쾅거리고 여러 잡생각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런데 수행을 마친 후 내가 취한 행동은 달랐다.
눈을 감고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두었다.
엉덩이에 닿는 단단함을 알아차리고, 몸이 앞뒤·좌우로 기우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몸의 특성을 그대로 관찰했다.
신기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가 있었다.
'아, 이것이 몸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이구나.'
그렇게 바라보고 있으니, 비행기의 요동이 흥미롭다. 심지어 흔들림이 약해지면 조금 아쉬울 정도였다. 비행기의 똑같은 흔들림이었다.
어떤 이는 공포를 경험했고, 나는 그 순간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상황은 같았지만, 마음이 반응하는 방식은 달라져 있었다.
에피소드 2
예전에 《무소의 뿔》에 복도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며 지나가는 동료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사실 그 사람 잘못은 없다. 복도에서 통화를 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겠는가.
다만 내가 직장에서 하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주변이 조용해야 하고, 그 상황과 복도의 소음이 충돌할 뿐이다.
어찌 되었든 제주 수행을 마치고 다음 날 출근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그 동료가 복도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며 지나갔다. 집중을 요구하는 일이라 자연스럽게 방해가 되었다. 화가 올라오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제주 집중 수행을 경험한 뒤 내가 취한 행동은 전과 달랐다.
먼저 번뇌, 즉 화가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번뇌라는 술래가 나를 잡으러 오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술래에게 잡혀서는 안 된다.
술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인기척을 내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아주 세심하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로?
배의 팽창과 수축에서조차 미세한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에 마음을 두고, 안정된 마음으로 그 현상을 바라본다.
어릴 적 숨바꼭질을 할 때 술래가 가까이 오면 숨을 죽이던 바로 그것과 비슷하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번뇌라는 술래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린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 집중 수행을 함께한 수행자분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실 것이다.
이런 경험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이번 여름 제주 집중 수행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제주 집중 수행을 통해 처음 배울 수 있었다.
제주 집중 수행처에 가면 스님께서 자상하게 지도해 주실 것이다.
그리고 번뇌라는 술래에게 잡히지 않는 방법도 알려주실 것이다.
제주 집중 수행 후
일상생활이 번뇌라는 술래와 숨바꼭질 놀이터로 바뀐 것 같다.
번뇌와의 살벌했던 전쟁이 초등학교 때 동내에서 아이들과 놀던 숨바꼭질로 바뀌어버렸다.
수행에 숨바꼭질 놀이라는 재미가 추가된 것이다.
사실 제주 집중 수행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번뇌와의 숨바꼭질이라는 설정을 추가해서 수행이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번뇌와 숨바꼭질한다는 설정만 했을 뿐인데 왜 재미가 있었을까?
AI한테 한 번 물어보았다.
- “숨을 천천히 쉬면 투명인간이 되어 번뇌라는 술래가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라는 설정을 더할 때 폭발적인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가상 세계를 통제하고 몰입할 때 분비하는 도파민과 심리적 해방감 때문이다.
- “숨을 천천히 쉬어야 보호막이 유지된다”는 조건이 붙는 순간 자신의 신체반응(호흡)을 가상의 게이지처럼 관리해야 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몰입(flow) 상태에 빠지게 되며, 술래의 발소리가 들릴 때의 긴장감과 능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했을 때의 안도감이 뒤섞여 극적인 재미(스릴)를 만들어 냅니다.
- 번뇌라는 괴물 혹은 술래에게 잡힐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지만, 이것은 ‘가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뇌는 이를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자극으로 받아들입니다. 현실의 위험을 안전하게 시뮬레이션하며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강하게 분비됩니다.
수행에서 재미 요소를 발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수행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비행기의 흔들림도, 복도의 소음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일이었다.
예전에는 대상에 끌려가며 반응했다면, 수행 이후에는 그 순간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현상을 먼저 볼 수 있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상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경험한 수행의 가장 큰 효용이다.
지난번 《무소의 뿔》에 스님 법문 중 가성비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적이 있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내가 쏟은 노력에 비해 분명한 효용이 있어야 수행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효용은 단순히 앉아 있는 시간의 증가가 아니라, 일상에서 마음이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1박 2일 집중 수행 전후 달라진 점
수행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1박 2일 집중 수행 전후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마치 맑은 물을 바라보는 것 같은 또렷함, 그리고 은근히 기분 좋은 차분함이 생겼다고 할까?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다.
내 경험으로는 매일 한 시간씩 수행하더라도 그 효과가 집에 돌아온 뒤 일주일 정도는 이어지는 것 같다.
제주 집중 수행 전후 달라진 점
에피소드 1
제주 집중 수행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상공에서 이상 기류를 만났는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띵, 띵, 띵.
안전띠를 다시 착용하라는 안내음이 울렸다.
생각보다 꽤 많이 흔들렸다.
여기저기서 여성 승객들의 비명도 들렸다.
제주 집중 수행 전이었다면 나 역시 심장이 쿵쾅거리고 여러 잡생각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런데 수행을 마친 후 내가 취한 행동은 달랐다.
눈을 감고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두었다.
엉덩이에 닿는 단단함을 알아차리고, 몸이 앞뒤·좌우로 기우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몸의 특성을 그대로 관찰했다.
신기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가 있었다.
'아, 이것이 몸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이구나.'
그렇게 바라보고 있으니, 비행기의 요동이 흥미롭다. 심지어 흔들림이 약해지면 조금 아쉬울 정도였다. 비행기의 똑같은 흔들림이었다.
어떤 이는 공포를 경험했고, 나는 그 순간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상황은 같았지만, 마음이 반응하는 방식은 달라져 있었다.
에피소드 2
예전에 《무소의 뿔》에 복도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며 지나가는 동료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사실 그 사람 잘못은 없다. 복도에서 통화를 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겠는가.
다만 내가 직장에서 하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주변이 조용해야 하고, 그 상황과 복도의 소음이 충돌할 뿐이다.
어찌 되었든 제주 수행을 마치고 다음 날 출근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그 동료가 복도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며 지나갔다. 집중을 요구하는 일이라 자연스럽게 방해가 되었다. 화가 올라오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제주 집중 수행을 경험한 뒤 내가 취한 행동은 전과 달랐다.
먼저 번뇌, 즉 화가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번뇌라는 술래가 나를 잡으러 오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술래에게 잡혀서는 안 된다.
술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인기척을 내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아주 세심하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로?
배의 팽창과 수축에서조차 미세한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에 마음을 두고, 안정된 마음으로 그 현상을 바라본다.
어릴 적 숨바꼭질을 할 때 술래가 가까이 오면 숨을 죽이던 바로 그것과 비슷하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번뇌라는 술래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린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 집중 수행을 함께한 수행자분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실 것이다.
이런 경험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이번 여름 제주 집중 수행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제주 집중 수행을 통해 처음 배울 수 있었다.
제주 집중 수행처에 가면 스님께서 자상하게 지도해 주실 것이다.
그리고 번뇌라는 술래에게 잡히지 않는 방법도 알려주실 것이다.
제주 집중 수행 후
일상생활이 번뇌라는 술래와 숨바꼭질 놀이터로 바뀐 것 같다.
번뇌와의 살벌했던 전쟁이 초등학교 때 동내에서 아이들과 놀던 숨바꼭질로 바뀌어버렸다.
수행에 숨바꼭질 놀이라는 재미가 추가된 것이다.
사실 제주 집중 수행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번뇌와의 숨바꼭질이라는 설정을 추가해서 수행이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번뇌와 숨바꼭질한다는 설정만 했을 뿐인데 왜 재미가 있었을까?
AI한테 한 번 물어보았다.
- “숨을 천천히 쉬면 투명인간이 되어 번뇌라는 술래가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라는 설정을 더할 때 폭발적인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가상 세계를 통제하고 몰입할 때 분비하는 도파민과 심리적 해방감 때문이다.
- “숨을 천천히 쉬어야 보호막이 유지된다”는 조건이 붙는 순간 자신의 신체반응(호흡)을 가상의 게이지처럼 관리해야 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몰입(flow) 상태에 빠지게 되며, 술래의 발소리가 들릴 때의 긴장감과 능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했을 때의 안도감이 뒤섞여 극적인 재미(스릴)를 만들어 냅니다.
- 번뇌라는 괴물 혹은 술래에게 잡힐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지만, 이것은 ‘가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뇌는 이를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자극으로 받아들입니다. 현실의 위험을 안전하게 시뮬레이션하며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강하게 분비됩니다.
수행에서 재미 요소를 발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수행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비행기의 흔들림도, 복도의 소음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일이었다.
예전에는 대상에 끌려가며 반응했다면, 수행 이후에는 그 순간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현상을 먼저 볼 수 있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상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경험한 수행의 가장 큰 효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