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무소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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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오물포대

한재훈
2024-09-09

 올해 83세인 아버지가 갑자기 입원하셨다. 자전거에서 내리시다가 가볍게 넘어지셨는데 ‘대퇴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평소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이 있어 위태위태한데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뼈가 골절이 된 거였다. 몸이 거동이 되지 않고 원초적인 일상생활을 혼자 처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오랜만에 가게 된 입원실은 예전과는 정책이 달라져서 일반병실과 통합간호병실로 구분되어 운영되었다. 통합간호병실은 간병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병실인데 코로나 재유행으로 가족들 면회는 금지되고 거동을 못 하는 환자는 격리와 같은 상태에 있게 된다.

 

 아버지는 혼자 계시는 것을 싫어하여 일반병실을 원하셨다. 일반병실은 병원에서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금요일부터 주말을 아버지와 둘이 보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병실에는 고령의 환자들이 가득하고 식사나 대소변처리도 침상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령의 환자들은 오랜 침상 생활로 뼈만 앙상하고 정신도 무너져 헛소리를 중얼중얼하고 희망도 없이 그저 연명하는 몸뚱어리 같아 보이기도 한다. '인간의 몸이 오물포대'라는 말이 실감x100 다가왔다. 사실 우리의 몸속에는 우리가 보기 싫어하고 꺼리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일요일 저녁 아버지를 통합간호병실로 보내드리고 병원을 벗어나 아파트로 돌아오니 이게 무엇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오니 '인간의 몸이 오물포대'라는 말이 멀리 달아나고, 몸은 멋지고 강하며 가치 있다고 금방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하나의 몸에 대해 생각이 갈리는 것을 보게 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몸이 오물포대이며, 부질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보통사람이 그러기가 매우 어렵지 않은가. 병원의 환자들을 가까이 며칠 보면서 몸이라는 것을 평소와 달리 보았는데, 일상으로 돌아오자마자 그런 생각이 금방 싹 가심을 보게 된다. '죽음의 염'을 아침마다 읽으며 몸에 대한 집착과 탐욕을 놓아 버리려 하는데, 경전을 읽는 것보다 병원에서의 3일 경험이 더욱 강력하다. 아버지는 평소와 다른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불평하시며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신다.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니라고, 치유될 때까지 병원에 잠시 맡겨 놓은 것으로 생각하시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시라고 말씀을 드려 본다. 나 스스로에게도 몸은 몸일 뿐 내가 아니라고 되뇌며 병원을 나섰다. 아버지와 아픈 분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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