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무소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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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맴에서 바름으로

곽노숙
2025-02-15

 위빠사나 수행을 만나기 전, 나는 어디서 수행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수행처는 늘 산속에 있을 거라 막연히 짐작했다. 그래도 명상과 비슷한 것이라도 배우고 싶어, 가까운 단전호흡 수련원을 찾아다녔다.

 

 수련을 시작하자마자 여러 신비한 경험이 찾아왔다. 성당을 다닐 때 자주 보았던 예수님 사진처럼 가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거나, 아름다운 빛 속에 머물기도 하고, 진동하는 꽃향기를 맡았다. 수련을 끝내면 사물이 아주 맑고 깨끗했고 주변 사람이 선남선녀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미국에서 들어온 명상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경험들이 일어났다. 거리의 사물에 이름 붙이는 ‘꼬리표 붙이기’를 하며 관찰하는데, 어느 순간 공간 전체가 반짝이는 작은 입자들로 가득 차 보였다. 평소 비어 보이던 사물 사이의 공간이 온통 입자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었다.

 

 많은 이들은 신비한 체험이 일어나기를 원했다. 그러다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되면 거기에 집착하며, 그것을 계속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에 매달리기도 했다. 어떤 이는 잠시 한 경험에 마치 굉장한 것처럼 의미 부여하며, 그 속에 갇혀 더 깊은 무지의 환상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경험이 찾아올 때마다 ‘그렇구나, 신기하네’ 하고 감탄하는 것으로 끝났다. 어디서 가르침을 들은 것도 아닌데, 그 체험을 붙잡으려 애쓰거나 집착하려는 마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에게는 오직 미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높은 가르침을 배우고 싶다는 갈망만이 가득했다.

 

 그 시절, 혜가가 달마대사를 찾아가 법을 구하는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혜가는 법을 구하기 위해 팔까지 자를 만큼 간절했다. 그 일화는 내면의 갈망을 깊게 흔들었다. 나도 이 무지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혜가처럼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갈망은 점점 나를 혼자로 만들었다. 함께하던 사람들과는 마음을 나눌 수 없었다. 그들은 신비한 체험에 집착하며 그 안에 머물기를 원했지만, 나는 오직 바른 법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긴 헤맴 속에서, 마침내 바른 수행을 만났다.


바른 수행과 이해

  바른 가르침을 만나면서, 그동안 경험했던 체험들이 수행의 본질이 아님이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내 마음은 ‘어떻게 하면 깊은 집중에 이를 수 있을까’에 머물러 있었다. 수행의 본질은 현상 체험이 아님을 알았으면서도, 수행이 깊어지려면 깊은 집중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때는 깊은 집중을 이끌어 준다는 미얀마의 명상센터를 가려는 마음도 품었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법을 구하려는 마음이 내려놓아지기 시작한 것은 탐•진•치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싹트면서였다. 수행의 참된 맛은 어떠한 신비한 체험에 있지 않았다. 그것은 탐•진•치가 엷어질 때마다 스며드는 앎이었다. 수행은 한 번의 체험으로 지혜가 자라나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꾸준한 반복과 인내, 그리고 쌓인 선업 위에서만 지혜는 자랐다.


수행은 장맛처럼 스며든다.

  

수행은 고통을 직면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나는 번뇌의 고통은 원인이 있어 생겨나고, 머물 곳이 있어 존재한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는 데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장맛이 깊어지는 데는 세월이 필요하다. 깊은 장맛을 내려 애써 이것저것을 넣으면 오히려 그 맛은 변질된다. 어쩌다 순간 비슷한 맛이 나더라도 맛의 깊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긴 시간 속에 숙성된 장은 웬만한 음식에 다 잘 어울린다. 더구나 아주 잘 스며들어 장맛은 도드라지지 않고, 음식이 지닌 독특한 맛을 살려준다.

 

 수행 또한 그렇다. 단번에 지혜가 자라는 법은 없다. 깊은 장맛 같은 수행자가 되려면 하고 싶든 하기 싫든, 잘하든 못하든 그저 꾸준히 수행하며 걸어가야 한다. 그렇게 걷다 보면 탐•진•치가 엷어지는 순간마다 수행의 참된 앎이 스며들어 더욱 깊어질 것이다.

 

 나는 이렇게 배우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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