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은 실재(진리, 법)이기에,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수행법을 배울 수도 있고 부처님 법을 공부할 수도 있다. 나 또한 종교에 귀의함 없이 반평생을 살았고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삶이 고통임을 알아갈 무렵 부처님 법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요가를 시작했고 심리 상담을 공부하게 되었지만 자연스럽게 명상을 접하게 되면서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한 발짝 한 발짝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가서고 있었다는 것을 꽤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애초에 종교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수행을 배울 수 있었고 수행의 이익으로 현실의 고통을 극복해 가고 있다. 사실 수행하면서 왜 현실이 덜 힘들어지는지 시간이 좀 흐른 후에 알게 되었는데, 수행은 지금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현상을 아는 것이다. 오직 현재 일어나는 것만 주시하고자 노력했고, 아는 과정에서 자신의 오랜 습관을 변화시키고 그것이 곧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수행을 꾸준하게 하고 있지만, 자기 삶에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바르게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주에 두 명의 초보 수행자가 수행에 참여했다. 두 사람 모두 종교가 없다고 했다. 나 또한 종교가 없었는데 수행을 시작했었다고 하니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이제 나는 불자가 되었다고 그분들에게 덧붙여 얘기하고는 집에 돌아와 나는 내가 왜 불자가 되었다고 소개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선 오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오계를 지키는 것만이 불자의 기준은 아닐 것이다. 물론 오계는 재가 불자들이 꼭 지켜야 할 계율이지만.

  그 기준은 아마도 예불할 때의 첫 순서에 있을 것 같다. 스님을 모시고 예불을 드릴 때도 수행자들끼리 모여 수행할 때도 첫 번째로 함께 독송하는 것이 삼귀의(三歸依)이기에, 첫 번째로 두 번째로 세 번째로 모두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상가를 의지처로 살아가겠노라 하는 삼귀의를 독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삼귀의를 따르며 살아가겠노라 항상 다짐하고 실천하는 것이 불자 된 기준이라 생각되고, 삼귀의 독송 전에 스님께 계를 청할 때도 ‘삼보에 의지하며 살기에 오계의 가르침 받기를 원합니다.’하고 청하니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의 실천이 뒤따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삼귀의>

나모- 땃사 바가와또-

Namo tassa Bhagavato

아라하또- 삼마-삼붓닷사. ( 3번 )

Arahato Sammāsambuddhassa.

붓당 사라낭 갓차-미.

Buddhaṁ saraṇaṁ gacchāmi.

담망 사라낭 갓차-미.

Dhammaṁ saraṇaṁ gacchāmi.

상강 사라낭 갓차-미.

Saṁghaṁ saraṇaṁ gacchāmi.

두띠얌삐 붓당 사라낭 갓차-미.

Dutiyampi Buddhaṁ saraṇaṁ gacchāmi.

두띠얌삐 담망 사라낭 갓차-미.

Dutiyampi Dhammaṁ saraṇaṁ gacchāmi.

두띠얌삐 상강 사라낭 갓차-미.

Dutiyampi Saṁghaṁ saraṇaṁ gacchāmi.

따띠얌삐 붓당 사라낭 갓차-미.

Tatiyampi Buddhaṁ saraṇaṁ gacchāmi.

따띠얌삐 담망 사라낭 갓차-미.

Tatiyampi Dhammaṁ saraṇaṁ gacchāmi.

따띠얌삐 상강 사라낭 갓차-미.

Tatiyampi Saṁghaṁ saraṇaṁ gacchā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