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빠
사 나

사성제 2

2012-04-26

<고통의 원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



2. 존재하고자 하는 갈애 또는 집착, 삶에 대한 집착 (바와딴나:BHAVATANHA) - 계속


● 고통의 보편성


 인간이 어떤 상황에 있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상태에 있을지라도, 그의 삶은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례로 궁핍한 생활로 고생하는 가난한 사람은 여러 가지 고통을 직접 경험하면서 돈만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믿게 됩니다. 즉, 부유한 사람들은 돈이 많이 있으므로 걱정이 없고 행복할 것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정작 부유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들은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지출이 더 많으므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더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은 돈을 벌은 경우에도 정작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생활수준을 유지하기에 그다지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또한,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선을 바라는 사람들로 인해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장 과중한 부담과 고통 속에서 생활한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일반 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들은 과중한 세금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으며,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자신들을 공손하게 대우하지 않는 나이 어린 정부 관리들이나 상사들을 섬기고 비위를 맞춰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처지를 겪으면서 서민들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가장 많은 고통을 당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국가의 관리들과 공무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이들은 국가 정책을 실행하는데 여러 가지 난관과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고통을 당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활과 지위를 가까스로 유지 할 수 있을 만큼의 월급을 받으며, 더 빨리 승진하여 높은 직급을 달기 위해 동료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때로 이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불편하고 외딴 곳으로 발령을 받아가기도 합니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을 헤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직위를 가진 한나라의 대통령이나 왕은 이런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대통령이나 왕조차도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행복하거나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고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나라에서 도둑질, 폭력 등 각종 범죄를 모두 없앨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충분한 힘을 키워 폭동이나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등등. 이들에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거리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이로써 암암리에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 긴장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것들은 이들에게 무거운 책임과 부담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고통을 당합니다.


 이처럼 세속의 삶과 연관된 모든 것은 고통을 유발한다는 진리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주1)


 이것은 속세에서 경험하는 모든 행복의 이면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통이 항상 공존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귀중한 진리입니다. 이 진리를 확신하는 사람은 소득, 지위, 명예, 즐거움의 형태로 나타나는 속세의 쾌락의 이면에는 고통이 다양한 형태로 동반되어 따라 온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때와 상황에 맞게 자신의 욕망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아져서 부유해 질수록 재산을 잃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조바심 내고 걱정하며, 돈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할 것도 많아져서 지출이 늘고, 그만큼 부담과 책임도 더 늘어나며, 부양하거나 책임져야 할 사람이나 일들도 많아짐으로써 휴식이나 마음의 평화를 잃은 채 과중하게 일에 몰두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습니다.


 돈과 마찬가지로 명예도 마약과 같아서, 사람들의 존경과 칭송이 많아질수록 마음속에 생겨나는 자만이나 우쭐함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해집니다. 이는 정신을 마비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술처럼 자신의 힘과 능력을 과대로 보게 하여 흥분을 일으켜 동요하게 하며 마음의 안정을 잃게 합니다.


 돈과 명예뿐 아니라 즐거움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일정정도의 ‘불만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보다 근사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유해한 재료나 유독성 물로 만든 해로운 음식이 인간에게 여러 가지 질병을 가져 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해로운 음식을 먹었을 때 질병과 위험은 즉시 나타나지 않고, 일정 기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해로움이 극에 달하게 되면 표면으로 드러납니다. 즐거움 속에 내재된 ‘불만족’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에 숨겨진 해로운 독과 같습니다.


 이런 진실을 깨달은 사람은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과 욕망을 저지하고 제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렇게 하기 시작합니다. 이리하여 알아차림이라는 자기 방어수단으로 단단히 무장 할 수 있게 됩니다. 알아차림과 지혜의 눈으로 세속의 일들을 보고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집착을 버리는 것이 어떤 이로움을 가져다주는지 항상 자각 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집착과 욕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을 해소시켜주는 해독제와도 같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집착을 버리고 모든 것을 관찰하는 입장을 가짐으로써 속세에서 일어나는 일에 개입하거나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관찰을 지속하여 마음의 힘이 강해질수록 우리는 더욱 더 정화되고 자유로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3. 존재하지 않음 또는 소유하지 않음에 대한 갈애 (위바와딴나:VIBHAVATANHA)


 위에서 설명한 존재 및 소유에 대한 욕구와 달리, 이것은 특정 조건이나 상태에 있지 않고, 이 조건이나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거나, 자신이 가진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말합니다.



*주1) H.R.H.Prince Vajirananavanorasa, [Dhammunati] 내용 중

*주2) Weariness: 싫음, 권태, 피곤함 등으로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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